1. 주자학(朱子學)의 태두 주희(朱熹)의 세계관
주자학(朱子學)의 태두 주희(朱熹)는 중국 남송시대의 학자로 공자와 맹자로부터 이어져 온 유교의 이론적 틀을 자신의 관점에서 완성하여 주자라고 불리웁니다. 주희가 설정한 성리학은 이후 중국에서 국학으로 공인된 이후 중국의 명나라, 청나라만이 아니라 이웃한 조선과 일본등에서 커다란 영향을 미쳐 유교를 곧 성리학인 주자학으로 일컬을 정도로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사상계를 지배하였습니다.
주희가 설정한 성리학(朱子學)은 공자와 맹자이래 세상을 형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도덕, 윤리적 가치라는 유교이념에 우주론적, 철학적 토대를 제공하여 유교의 관념론적 세계관을 형성하였습니다. 주희(朱熹)는 세상의 만물을 움직이게 하는 근본원리로 이기론(理氣論)을 주장하였습니다.
이기론(理氣論)에서 이는 만물을 움직이게 하는 근본원리로 이는 모든 사물에 근원적으로 내재하며 그 원리는 동일하다고 하였습니다. 기는 만물의 근본원리인 이에 기초하여 만물을 형성하고 각자의 존재와 쓰임에 따라 달리하는 일종의 재료와 같은 존재로 이해하였습니다.
주희는 이와 기의 요소로 만물이 태동하고 작동하는 원리를 설명하였습니다. 이과 기는 상호 분리될 수 없는 존재로 상호작용하는 형태로 보았지만 이와 기는 그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이와 기는 상호 혼합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주희가 설파한 이기론(理氣論)은 이웃한 조선에 커다란 영향을 주어 조선유학자들의 사상형성과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조선후기 주희의 이기론(理氣論)에 기하여 이(理)에 보다 치중하는 주리론(主理論)과 기(氣)에 치중하는 주기론(主氣論)으로 양분되어 조선시대의 사상계에 커다란 논쟁과 이를 현실에서 유교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유교지식인과 현실정책입안자들간 커다란 분쟁과 당쟁등이 초래되었습니다.
2. 주희(朱熹)가 주창한 격물치지(格物致知)
주희(朱熹)가 주창한 성리학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격물치지(格物致知)는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만물이 이루는 우주의 근본이치를 이해하고 이를 자신에 반영하여 자신의 지식 즉, 앎을 최고의 수준에 올라가는 것을 근본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희는 우주에 있는 만물에 내재하는 보편적 근본이치인 이가 존재하고 이를 탐색하고 연구함으로서 우주의 보편타당한 이치를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주희는 이라는 우주의 근본이치를 깨닫기 위하여 사물의 근본이치를 탐구하는 것만으로 부족한 것으로 보고 지식의 완성도를 최고수준으로 격상하기 위하여 사람에 내재한 근본인 선한 품성을 가지도록 끊임없는 도덕적 수양과 학문적 노력을 수행하도록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격물치지(格物致知)입니다. 주희가 주창한 격물치지(格物致知)가 만물에 내재하는 근본이치를 깨달아 자신의 지식의 최고수준으로 올라가게 하는 방법론입니다.
만물의 이치가 아무리 최고의 가치로 존재한다고 하여도 이를 알게 하고 거울처럼 자신의 마음에 비추게 하는 청정한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상태에 이르지 못하므로 부단한 자기수양과 도덕적 수양을 주창하였습니다.
주희가 주창한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방법은 경전과 옛 성현들의 말씀이 담긴 서책등을 독서하며 지식을 탐구하고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기 위하여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물이나 현상들에 담긴 이치들에 대하여 관찰과 사유를 강조하였습니다. 주희가 주창한 격물치지는 만물에 내재한 근본이치를 깨닫기 위하여 끊임없는 독서등 학문수행과 더불어 이를 수행하기 위하여 자기자신의 도적적 수행을 강조한 것입니다.
3. 주희(朱熹)의 격물치지(格物致知)와 현대 과학기술문명
중국 남송시대의 유교학자인 주희가 설파한 성리학의 핵심요소인 격물치지(格物致知)가 과연 현대사회의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시대에 타당한 여부를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의 과학기술문명이 제공하는 각종 문명의 이기들인 자동차, 항공기, 선박, 컴퓨터등 모든 사물을 망라한 결과물과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현대과학기술이 제공하는 이러한 무수한 결과물들은 주희(朱熹)의 성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개개의 사물이 그 나름대로 존재이유를 가지고 작동하는 기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결과물들은 그자체로 하늘에서 떨어지듯 이를 산출하게 하는 원인과 무관하게 등장한 것이 아님은 자명합니다. 이러한 결과물들이 산출되게 하는 근본원인인 사물의 이치가 명백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AI시대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HBM이라는 칩을 산출하게 하기 위하여 이에 필수적인 전자이론, 소재이론등 근본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기초로 활용하지 않는 한 HBM은 결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주희가 설파한 이기론(理氣論)은 현대과학기술에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HBM이라는 결과물을 낳게 하는 근본이치를 알지 못하는 한 HBM설계, 생산은 불가능합니다. HBM이라는 결과물에 대한 이치를 이해한다고 하여도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하여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가능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바로 주희(朱熹)가 설파한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어렵고 힘든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주희가 설파한 격물치지(格物致知)는 만물의 근본이치를 깨닫기 위하여 끊임없는 독서와 옛 지식인들이 남긴 지식을 탐구하는 것에 밀접하게 관련됩니다. 비록 주희가 설파한 격물치지를 통한 만물의 근본이치를 깨닫는 것이 지식의 최고경지에 이르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더불어 자신의 도덕적 함양하여 최고경지인 성인에 이르도록 하는 방법론이지만 이또한 현대문명의 결과물에 대한 이해, 생산에 이르게 하는 과정인 또다른 형태의 격물치지(格物致知)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중국 남송시대 학자인 주희가 설파한 성리학에서의 이기론(理氣論)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론인 격물치지(格物致知)가 현대 과학기술시대에도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현대과학기술문명을 가능하게 하고 향후 발달하게 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독서, 학습, 연구와 수많은 시행착오라는 격물치지(格物致知)가 있을 때만 가능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