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교의 본질로서의 선(禪)
불교는 동아시에서 상당히 지배적인 종교로서 고대로부터 동아시이인들의 사상을 좌우하였습니다. 물론 불교는 고대인도의 조그마한 왕국의 왕자인 싯다르타가 삶의 무상함을 느끼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다가 고행길에 나서 오랜 방황 끝에 보리수 나무아래에서 해탈을 하였다는 종교입니다.
불교는 깨달음을 근본으로 하는 종교로서 일찍이 동으로 전파되어 중국을 거쳐 한국 및 일본으로 전파되어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불교는 단지 개인의 사상만이 아니라 생활양식을 지배하는 것에 시작하여 사회 및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역할을 행하였으며 오늘날에도 불교의 불살생, 효도등의 이념이 오늘날 우리들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불교는 그 전파과정에서 북방으로 전파된 것이 대승불교로, 남방으로 전파된 것이 소승불교로 칭하며 북방으로 전파된 대승불교중 한 종파로 자리잡은 선은 일체의 허례허식이나 이론등 교리보다 좌선을 통하여 불교의 본질인 깨달음에 다가가고자 합니다. 선은 좌선을 통하여 인간이 본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성인 불성을 찾으려 합니다. 따라서 선은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 지금의 상태를 중시하며 불성을 찾아가는데 장애가 되는 번뇌, 망상, 집착등을 버리고 일체의 허례허식을 제거하는 본질에 집중하는 간결함을 중시합니다.
2. 현대사조로서의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은 20세기후반에 등장한 문예사조로 20세기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여 개인과 사회, 국가들이 미증유의 번영을 구가하여 물질적인 풍요과 더불어 인류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안락한 삶을 영위하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자본주의적 삶을 나타내는 화려한 패션, 사치, 불필요한 물질과 상품의 대량생산, 이로 인한 환경파괴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지나친 생활격차와 한 국가내에서조차 더욱더 벌어지는 생활격차등으로 사회적, 국가적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물신주의적 성향까지 나타나는 사회적 풍조는 정신적 가치가 이에 따라가지 못하여 정신이 오히려 피폐해지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대한 반성의 차원에서 나타난 것이 삶에 필요한 요소만 남기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에 천착하여 살아가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경향은 단지 라이프스타일만이 아니라 예술, 문화, 음악, 패션, 건축, 미술등 사회의 전 영역으로 확대되어 하나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삶에 있어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줄이거나 없애고 자신의 삶에 본질적인 가치인 시간, 노동, 마음의 평온함등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하며 이로서 자신이 거대한 버블과 같은 물질로부터 해방을 추구하며 진정한 자유를 얻고자 합니다.
미니멀리즘은 미술, 디자인, 건축등에 특히 영향을 주어 단순하고 간결하며 실생활에 필요한 요소만을 채택하여 표현하며 건축, 인테리어등에 있어서도 화려한 장식보다 실생활에 접목된 선과 면, 공간을 위주로 하여 공간을 구성하며 실사구시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3. 불교의 선(禪)이 미니멀리즘에 주는 영향
불교의 선은 하나의 종교이자 이념이며 생활철학으로 주로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반면 미니멀리즘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서 서구를 중심으로 발달하였습니다. 이는 동양과 서양이라는 공간적 영역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 본질에 있어 상호간 매우 유사한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불교의 선은 종교적 측면에서, 미니멀리즘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측면에서 발생기원이 다르지만 양자가 추구하는 요소는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각각 종교의 본질과 삶의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점에서 매우 유사합니다.
미니멀리즘의 시초가 삶의 양식에서 출발하였을 지라도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삶의 본질을 추구하는 점에 불교의 선과도 일맥상통하는 연결고리를 가지게 됩니다. 서양의 동양에의 접촉이 활발할수록 물질문명위주의 서양의 자본주의적 화려함보다 정신세계에 천착하고자 하는 기운이 세어지고 이는 불교의 선이 추구하는 본질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자극으로 미니멀리즘은 이의 경향이 가속화되어 서양의 피폐해진 정신세계를 구원할 가치를 동양불교의 선에서 찾고자 하는 경향이 짙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나친 경쟁에 지치고 물질문명으로 피폐해진 서양인들이 정신적 가치와 안락함, 풍요로움에 되찾고자 하는 점에서 불교의 선이 이를 가속화하게 됩니다. 외형은 미니멀리즘이지만 그 본질은 불교의 선이 자리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